민들레꽃으로 다시 핀, '강아지똥'

길가에 핀 민들레, 그 샛노랑 꽃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게 만든 것은 아마도 권정생 선생의 위대한 동화 <강아지똥>을 통해서 일것 같습니다.

천하에 쓸모없다고 느끼던 강아지똥이 비로소 자신의 존재가치를 자각하고 민들레를 힘껏 껴안고는 아름다운 꽃송이를 피워내던 장면은 아직도 진한 감동의 여운으로 남아있습니다.


  
강아지똥은 비로소 민들레로 재탄생하는, 인드라망의 생명그물을 다시금 느끼게 만든 위대한 동화 <강아지똥>, 그 동화 속의 어여쁜 민들레는 사실 흔하디 흔한 꽃입니다. 흙길이던 예전의 동네 골목에서도 흔히 만나게 되던 꽃이었지요.

그러나 우리네 삶터에서 흙이 사라지면서 이제 흔히 보지 못하던 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위장에 좋다고 하던가요? 그런 소문이 나면서 봄나물로 약초로 더 각광을 받고 있는 꽃이기도 하더군요.


그런 민들레를 지난 봄날 도화꽃이 만발한 복숭아 농장에서 무더기로 피어있는 녀석들을 다시금 목격했습니다. 그곳에선 분홍의 도화꽃과 노랑의 민들레꽃이 조화를 이룬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해주었습니다. 그 자체로 신의 캠퍼스가 되어버린 듯, 한폭의 멋진 작품이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노랑과 분홍이 조화를 이룬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지요.

노년이 아름다운 민들레꽃

그런데 그런 민들레가 지난 늦봄 다시 그 모습을 바꾸면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노랑 민들레꽃이 지고 마치 그 위에 다시 핀 새로운 꽃인양 민들레홀씨가 봉긋봉긋 솟아올랐습니다.


민들레꽃이 결실을 맺어 하얀 민들레홀씨 봉오리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민들레꽃은 이제 그 생을 끝마치는 시점에 부활을 위한 씨앗을 온세상 곳곳에 남기는 것이겠지요. 그러기에 이 '위대한' 꽃은 계속해서 이 세상에 자신들을 남기는 것이겠지요.


민들레홀씨로 핀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 늙어도 저리 늙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게 됩니다. 마치 하얗게 머리가 세어버린 노인들마냥 백발을 하고 있는 민들레. 그러나 그 백발이 한치의 결함도 없어보이는 둥근 원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습니다.

아이들 민들레홀씨 불며 생명그물을 ……

노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민들레홀씨는 아이들에겐 또 얼마나 멋진 놀이도구인지요. 아이들은 민들레홀씨를 꺽어 불며 신이 났습니다. 얼마나 불었는지 머리카락에 온통 민들레홀씨로 뒤덮힙니다. 그렇게 민들레홀씨는 아이들에 의해서 이 세상 속으로 다시 깊이 그리고 넓게 퍼져나갈 것입니다.


그래요. 노년이 아름다운 꽃 민들레와 아이들은 어찌보면 서로 참 잘 어울리는 궁합이다 싶습니다. 생을 다한 민들레가 아이들에게 새 생명의 기운을 전해는 주는 듯, 아이들은 아마도 이런 과정을 통해 생명이라는 이 놀라운 생명그물을 느껴나가게 되겠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거대한 생명그물의 한 존재일 뿐입니다. 부디 아이들도 이런 놀이를 통해 이 위대하고도 놀라운 생명의 질서를 느끼게 되길 희망해봅니다.

오늘은 6월 5일 환경의 날입니다. 이 놀라운 생명그물과 같은 민들레홀씨를 보면서 우리 환경과 생명, 그리고 그 생명의 질서에 대해서 다시 곰곰 느껴보는 하루가 되었음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들과 생명의 거대한 그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존이냐 공멸이냐 그 갈림길에 우리는 어쩌면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Posted by 앞산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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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록누리 2011.06.05 1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말 노년이 아름다운 꽃이네요.
    인드라망의 생명그물을 그대로 간직한
    민들레홀씨와 귀여운 아이들 모습 잘 봤습니다.

  2. Favicon of https://ceo2002.tistory.com BlogIcon 불탄 2011.06.05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편의 동화를 보고 있는 듯한 사진 이미지들이네요.
    잘 감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