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마을 '정토원'에 모셔진 두 거목의 영정과 위폐 


7천만 겨레가 슬퍼하는 죽음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추모하는 물결이 남한을 넘어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을 넘어 유럽, 아프리카 등등에서도 고인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가히 고인의 죽음에 전세계가 비통해 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각국 지도자들의 수많은 조전에 이어 교황의 조전과 김정일 위원장의 조전까지 날아들었다. 여기에 더해서 현 정권의 남북대결의 구도에 다시 한번 ‘거대한 틈’을 만들면서 방남한 북한의 조문단을 보면서, 고인의 죽음에 바로 우리 7천만 전 겨레가 슬퍼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 듯하다.


참 놀랍고도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방 후 60여 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우리 남북한 전 겨레가 이렇게 슬픔을 함께 공유한 적이 있었던가 싶다. 고인은 생전의 유지처럼 죽어서 다시 한번 남북한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인가? 고인의 죽음으로 다시 분 남북한 우리 한 민족의 가슴에 일렁이는 통일의 염원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   


두 별이 지다


그러나 그것이 염원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동시에 일게 된다. 작금의 이 땅의 현실은 냉전수구의 논리가 재탕이 된 퇴행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먹통의 정권’은 국민들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오직 가진 자들과 권력자들의 잇속만을 위한 궁리를 하기에 바쁘니 말이다.


이런 현실을 남겨둔 채 두 별이 모두 졌다. 지난 5월 참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은 노무현에 이어 오늘 민주주의와 인권의 대명사가 된 DJ도 그 길을 따라 갔다. 그래도 DJ가 그 병든 몸으로라도 살아 계셔서 “목숨이 다 하는 그날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던 평소의 그의 지론처럼 힘찬 목소리를 내어주실 때는 든든한 무엇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가고 난 오늘의 현실은 너무나 절망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그 ‘잃어버린 10년’의 두 주역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수구꼴통의 그대들이여, 이제 정말 속 시원하신가? 두 다리 쭉 펴고 잠을 주무실 수 있을 것 같은가? 


DJ가 영면한 오늘 노무현 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노환과 지병으로 80이 넘은 DJ의 죽음은 어느 정도는 예견이 된 사실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아직 펄펄한(?) 그는 아직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해야 할 역할이 너무 많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비록 그에 대한 공과의 평가가 모두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한 큰 견인차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 프레시안 손문상

DJ 영결식장의 노무현 그의 빈자리
 

그래서 이럴 때 노무현 그가 아직 살아있었더라면 하게 되는 것은 필자만의 감상은 아닐 것이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걱정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염원하는 우리의 열망에서 아직은 그가 할 일이 너무나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DJ가 마지막 가는 그 영결식장에서의 그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여겨진다. 권양숙 여사가 홀로 지키는 그 자리가 너무 커 보인다. 만약 그 빈자리에 노무현 그가 있었다면 얼마나 든든했을까 생각해 본다. 저네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은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의 정착의 그 10년이었다. 그런데 그 10년의 역사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희망의 두 풍경 - 남과 북의 만남과 봉화마을과 하의도의 만남


그러나 이 안타까운 현실에서도 희망의 빛은 보인다. DJ의 죽음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남북의 만남이 그것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북쪽 당국자가 남한을 방문한 것은 처음으로, 현대 현정은 회장의 ‘보따리’에 이어 남북의 교류의 물꼬를 다시 트는 확실한 계기가 될 것 같다. 실지로 북한 조문단은 이명박을 만나 김정일의 구두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지 않은가 말이다. DJ는 죽어서가면서도 그의 유지를 이렇게 실현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풍경은 DJ의 고향인 하의도에서 있었던 풍경이다. 경상도 김해의 봉화마을 주민들이 전라도 목포의 하의도를 방문해 조문하면서 보여준 전라도와 경상도의 만남이 그것이다. 그동안 사실 군사정권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다분한 이 두 지역 간의 근거 없는 지역감정 때문에 특혜를 입은 것은 독재정권이었고, 심각한 피해를 당한 것은 두 지역민들이었다.


그러던 것이 두 마을의 만남으로 그동안 조작된 지역감정의 이미지가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거기에는 지역감정의 골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신 물신 풍겨오는 따뜻한 풍경이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 이 나라의 두 거목이 한꺼번에 모두 사라진 사실은 슬프고 비통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고, 그 아픔을 딛고 우리는 이 두 분이 목숨을 바쳐 던져놓은 메시지를 가슴에 아로새겨야 함을 안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수호, 남북화해로 부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그리고 지역감정의 해소로 인한 사람 사는 동네로서의 든든한 연대 이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남기고 간 이 거룩한 유산들을 잘 승계하는 것은 우리들 산자의 의무이자 책임임이 분명해 보이는 밤이다. 두 분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본다.



Posted by 앞산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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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2009.08.25 0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으신 분을 우리는 보내드렸습니다. 그것도 거푸 보내드렸습니다.
    이땅엔 이젠 과제가 남았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2. 익명 2009.08.25 0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코뿔소 2009.08.25 0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빈자리란 노래가 떠오르네요.
    당신의 빈자리가 이렇게 커 보일 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삼가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도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

    • Favicon of https://apsan.tistory.com BlogIcon 앞산꼭지 2009.08.25 15: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두분다 모두 공과가 분명히 존재하는 분들이지만,
      지금의 우리 현실에서 남긴 것 또한 많은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시민들 가슴에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이 하나만은 정말 확실히 남기고 가지 않았나 싶네요.

  4. 2009.08.25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많이 그립습니다.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25 1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세상으로 가셔서 행복하게 사셨으면해요.

  6.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25 19: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서 연대는 더욱 필연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7. 너무 보고싶은 두분 ㅠㅠ 2009.08.25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국민들은 두분을 진정으로 그리워 합니다 ...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두분 댕통령님 ..

  8. 소원 2009.08.26 0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또 나네요 지금도 믿기지 않는 현실

  9. 미친 2012.09.10 1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뇌물먹고 자살한넘과
    축구가 좋와서 서해교전때도 축구를 보러 가신
    다이쥬 슨상 아닌가?

    카악..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