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도서관 서가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

백수아빠는 지금 육아 중


백수로 지낸 지도 어언 반년이 훌쩍 넘었다.

반년이 넘는 기간의 백수경험은 필자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 땅에서 백수로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한 것이 그 첫째일 것이고, 아내와의 역할이 뒤바뀐 필자가 육아를 하면서 아이들과의 대면기회를 더 넓히게 된 것이 필자에겐 소중한 시간으로 다가온 것이 둘째일 것이고, 재충전의 기회로 여긴 이 기간에 얻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 그 셋째쯤 될 것이다. " 어느 실직자의 고백 - 나는 백수로 살아간다"  참조)


그래서 지금의 시간은 어떤 면에서 필자에겐 소중한 경험이자, 큰 자양분이 되고 있는 듯하다. 어쨌거나 이 기간 시작하게 된 ‘블로그’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를 하나 얻게 된 것도 수확이라면 큰 수확이니 더욱 말이다.
     

▲ 열심히 공룡 책 삼매에 빠진 첫째 녀석, 승준이.

자연과 그리고 책과 노는 아이들


일을 시작한 아내를 대신해서 아이들 먹이고, 어린이집 보내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아이들 씻고 재우는 일이 이 백수아빠의 주된 일과다. 그 중에서 필자는 아이들과의 놀이에 특히 정성을 들이는 편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과 집에 있기 보다는 가급적 많이 움직이려 한다. 날마다 하루에 몇 차례 반복하는 ‘동네 한바퀴 놀이’가 대표적인 아이들과의 놀이로, 아이들과 동네를 이리저리 다니면서 동네 이웃들과 그리고 동식물들과도 인사를 나누면서 아이들은 그네들과 ‘관계맺기’란 것을 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과 하나 하나 친구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만든 텃밭엘 가서, 작물들이 크는 모습과 수확의 기쁨을 자연스레 느끼기도 하고, 동네 뒷산에도 자주 가서,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된다.( 육아일기 -"아빠, 얘들은 도대체 누구예요?" 참조)


이렇듯 아이들과 밖에서 하는 놀이는 주로 몸을 움직여서 만들어가는 현장체험(?)이 주된 것이라 할 수 있고, 반대로 집에 있을 때는 주로 아이들과 책을 보면서 하는 놀이가 주된 편이다. 지난 블로깅(  공룡에 ‘미친’ 아들에 대한 보고서 - 아이들은 왜 공룡에 미치는 걸까? )을 통해서 밝힌 바대로, 공룡에 ‘꼽힌’ 첫째 녀석은 거의 공룡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주구장창 이 아빠께 책을 읽어 달라 요구해 온다.  


그러니 자연스레 둘째 녀석도 지 오빠를 따라 책을 가지고 같이 노는 이 ‘책 놀이’에 열중하게 된다. 하여간 아이들은 공룡 장난감으로 공룡놀이를 하다가 싫증이 나면 “공룡대백과”를 보면서 공룡에 대한 모든 것을 익혀나간다. (실지로 거의 다 외운다) 그래서 그런 녀석들의 모습을 보면 참말로 공부란 모름지기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도 새삼 얻게 된다. 
 


놀이터로서의 도서관


아이들이 책을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많이 보게 되고, 많이 본 책은 또 싫증을 내고 하기 때문에 새로운 책을 자꾸 구해주다 보니, “햐, 이거 백수아빠 감당이 불감당이다” 그래서 ‘가난한’ 백수아빠가 생각해 낸 것이 아이들과 도서관엘 가는, 일종의 ‘도서관 놀이’이고, 그 놀이에서 아이들은 그 수많은 책들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다행히 도서관마다 어린이 열람실이 따로 되어 있을 정도로 어린이 도서는 많은 편이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서가에 꽂힌 책을 고르게 되고, 아이들을 위한 ‘독서방’으로 가서 다른 또래 친구들과 함께 책과 논다. 책은 보는 것이 아니라 만지는 것인 양 이러 저리 굴리고 뒤적이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도 관심이 가는 부분을 제법 진지하게 보고 있는 녀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고, 아울러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도서관을 보는 것은 더 큰 흥겨움으로 다가온다. 
    

▲ 백수가 된 후 처음으로 만들게 된 도서대출증, 이것으로 하루 5권까지의 책을 빌릴 수가 있다.  

도서관이 많은 나라가 진정한 부국이다


그러나 아직 이 나라엔 국민들 수에 비해서 도서관 수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구만 하더라도 적어도 구마다 하나씩의 도서관은 있어야 하는 데도 아직 그것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에 비하면 수많은 도서관이 사는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수시로 도서관을 드나들고, 그야말로 도서관이 아이들의 놀이터요, 시민들의 문화공원화되어 있는 서유럽의 모습을 따라잡으려면 아직은 한참을 멀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차이는 실지로 이런 데 있는 것이다. 아무리 경제강국이 되어서 국민소득이 높아진다고 해도, 문화의 불모지는 그리고 그 문화의 다양성을 양성해내는 데 바탕이 되는 도서관이 부족한 나라는 결코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없다.


20세기 위대한 학자이자 사상가인 마르크스를 있게 한 것도 결국은 도서관이라 하니, 그 도서관의 역할은 이 땅을 사는 시민들과 아이들에겐 참으로 중요한 그리고 공평한 자양분이란 생각이 든다.
 

▲ '도서관 놀이터'에서 책 보기가 아니라 책 가지고 놀기에 바쁜 둘째 우인이

도서관 서민들을 위한 자양분


그러니 진정 ‘선진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부와 지자체는 먼저 도서관 보급에 박차를 가하라고 다시 한번 힘차게 주장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일이니 더욱 시급한 일이다.


그 결과가 여전히 미지수인 ‘4대강 살리기 운운’ 하면서 쏟아부우려 하는 그 천문학적인 돈 22조면 도대체 도서관을 얼마나 지을 수 있는 돈이야, 생각하면 정말 아득해진다. 그러니 말뿐이 아니라 진정으로 선진 조국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이 땅의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그 22조원으로 도서관을 지을 일이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1동 | 대구광역시립수성도서관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앞산꼭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자마구 2009.08.10 0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구의 허파를 뚫는 앞산터널 비용만 해도 3600억 이상이 되는데 그 돈으로 대구에서 작은 도서관 360개 정도는 지을 수 있습니다...
    수성구 살면서도 도서관 달랑 1개 ..아이들은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합니다.
    시험기간에는 자리도 없지요. 아이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워지는 현실이지요. 특징이 염치가 전혀 없는 딴나라당 구케의원, 대구시장은 언제인가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 Favicon of https://apsan.tistory.com BlogIcon 앞산꼭지 2009.08.10 1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그렇습니다.
      아무런 경제성도 없는 앞산터널사업을 위해서
      3600억원이나 쓰고, 4대강 죽이기사업에 22조나 쓰는
      그런 예산으로 도서관을 짓는 것이 백번 현명한 선택일 것입니다.

  2. Favicon of http://joohouse.tistory.com/ BlogIcon JooPaPa 2009.08.10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적 부터 습관을 들이는게 중요하겠죠?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좀 따라하려나요..

    승준군은 공룡책을! ㅎ

    • Favicon of https://apsan.tistory.com BlogIcon 앞산꼭지 2009.08.11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예, 결국은 어른들 문제로 귀결이 되는 경향이 있지요.
      아무래도 부모가 책을 보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당연히 아이들은 모방의 달인들이라서,
      그대로 따라서 하더군요.

      하여간 책과 함께 노는 놀이는 언제나 권장할 만한 일입니다.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aisan2 BlogIcon 표고아빠 2009.11.25 1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뜻밖의 글이 노출되면서 이렇게 뵙게 되는군요.
    좋은곳에 함께 소개시켜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자주 뵈며 이야기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